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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후 일행과 당문세가와의 사이에 흐르고 있던 기묘한 기류가 변하고 당세보는 흙과 공기의 흐름을 재더니 일행을 돌아보며 말했다.

“아무래도 방진을 완전히 열지는 않은 듯 하다. 그러니 내 뒤를 바싹 따라와라. 상욱이하고 상민이는 유소저하고 연이 잘 챙기고.”

말을 마친 당세보는 앞으로 걸어가기 시작했다. 유이리는 남궁상욱의 옆에 붙었고, 연은 상민이 들쳐 안은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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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들어갔다. 내부에는 심상치 않은 기류와 옅은 안개가 끼어 있었으나 그저 단순한 길이었다. 유이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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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을 걷자 거대한 문이 보였다. 문 위의 현판에는 필사극독(必死劇毒)이라는 글이 써져 있어 위압감을

주었다. 남궁세가의 현판에 써있는 천하제일가(天下第一家)라는 글이 경외심과 위압감을 주었다면

당문세가에 써있는 글은 공포감과 위압감을 주었다.

문에 가까이 다가가자 안에서 나무의 마찰음이 들리더니 문이 열렸다. 당세보는 가장 앞에 서서 휘적휘적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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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안 연무장에는 많은 사람들이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연무장의 끝의 정자로 통하는 계단에는

작달막한 풍채좋은 노인이 당세보와 같은 정도로 눈을 뜨고 있는 사람들과 서 있었다. 당세보를

비롯한 일행은 그 앞으로가 포권을 하며 허리를 숙였다.

“조부님. 여행을 마치고 이제 돌아왔습니다.”

노인은 잘 보이지도 않는 목을 힘겹게 끄덕이며 인자로이 웃었다.

“그래. 수고했다. 상욱이 상민이도 어서 오너라. 그리고 유소저도 자기 집이다 생각하고 편히 쉬시구려.

노부는 당철이라고 하오. 남궁영 그 영감과는 의형제를 맺고 있어 내 유소저를 손녀처럼 대하고자

하니 유소저도 노부를 친할애비처럼 편하게 대해 주시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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