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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가. 저는 이 세상 어떤 독도 해독할 수 있어요. 그러니 하게 해주세요.”

“안돼. 설사 그렇다 해도 상대는 독마선이야. 독왕어르신과 쌍벽을 이루는 독인이라고.”

단호한 상욱의 태도에 유이리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상욱은 마음이 흔들릴 뻔 했다. 그러나 당가에서와 같은

실수를 또 범할 수는 없었다. 상욱은 유이리가 아무리 밉다고 해도 꿋꿋이 버티기로 마음을 먹었다. 상욱이

바싹 긴장을 하는 가운데 유이리의 입이 열렸다.

“가가는 저를 믿지 못하시는 거예요?”

“설마. 그럴 리가. 나야 언제나 유매를 믿지.”

유이리의 말에 상욱은 반사적으로 대답을 했다. 상욱의 얼굴에는 미소까지 띄고 있었다. 그러나 금세 상욱의 얼굴은 험하게 일그러졌다.

“그럼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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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욱은 만류하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뒤통수에 느껴지는 따끔따끔함에 뒤를 돌아보니 상민과 곽명신, 당세보,

거기에 연에 빙아까지 살기를 뿜으며 노려보고 있다. 상욱은 억울했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을 주어 담을 수는 없었다.

유이리는 독선의 앞에 섰다. 독선은 어이없는 웃음을 지었다. 세상에 어떤 독도 해독할 수 있다니. 광오(狂傲)해도

이렇게 광오할 수는 없었다. 그러나 아무리 그래도 자신의 사회적 지휘와 체면을 생각한다면 크게 화를 낼 수도

없다. 독마선은 유이리를 타이르기로 했다. 겁을 주어 움츠리게 하고, 자비를 베풀 듯 물러날 생각이었다.

그러나 독을 먹이게 된다면 자신의 명예를 생각해서라도 살려둘 수는 없다.

“소저. 물러나시게. 보아하니 내공도 없는 듯 보이는데 생명을 재촉하지는 말게.”

그러나 유이리는 꿈쩍하지도 않았다.

“걱정해 주시니 감사합니다만 저 역시 나름대로 자신이 있답니다. 다만 한 가지 부탁을 드려도 되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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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리의 자신만만한 말에 독선은 오히려 호기심이 느껴졌다.

“뭔가.”

독선의 대답이 승낙임을 안 유이리는 연을 시켜 사발에 물을 담아오게 하였다. 유이리는 사발을 독선에게 내밀었다.

“독을 이곳에 풀어 주실 수 있습니까?”

독선은 어이가 없었다. 고작 물에 중화시키는 것으로 자신의 독을 막겠다고? 물론 물에 의해 중화되는 독이 있다.

그러나 반대로 물에 의해 발작하는 독도 있다. 독선은 화가 났지만 그렇다고 눈앞에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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