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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앳된 기미가 있고, 감정표현에 서툴다 해도 충분히 미녀의 소리를 듣는 것에 부족함이 없는 남궁빙아가

정성을 다해 치료를 해주는데 불만어린 표정으로 앉아 있는 곽명신. 우람한 당가의 의원들에게 치료를 받는

다른 부상자들이 보면 복에 겨워 배부른 소리를 한다고 욕을 있는 대로 먹겠지만 곽명신도 나름대로 억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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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신은 기대에 차서 유이리를 찾아갔다. 유이리 역시 곽명신의 용기 있는 행동에 기꺼이 그를 치료해 주려 했다.

그러나 남궁빙아가 손에 약재와 붕대를 들고 곽명신의 옆에 서 있었다. 말은 없었지만 빙아의 행동에 유이리는 손으로

입을 가려며 호호 웃고 곽명신에게 고개를 숙인 뒤 다른 환자를 찾아갔다. 당황한 곽명신은 유이리를 잡으려 했지만

뒤에서 빤히 바라보는 빙아와 그 뒤에 서있는 도왕 때문에 부르지도 못했다.

덕분에 도왕과의 대련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지만 아쉬움은 없어지지 않았다. 닭 쫓던 개의 심정이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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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명신은 한숨을 내쉬며 연무장을 내려다 봤다.

구름한점 없는 맑은 날씨. 아미파의 연무장을 날아가던 새는 내전의 지붕에 앉아 땀 흘리는 노인과 그 노인에

의해 잘 다져진 고기가 되는 젊은이 둘,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는 청년과 그 청년의 상처를 치료하는

소녀를 신기한 듯 내려다보며 지저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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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리와 치열한 싸움을 하고 있었다. 연이 검을 사용할줄 안다는 점에 놀란 것은 사실이다. 그리고 언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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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을 손에 쥘 아이라는 것도 본능적으로 느꼈다. 그러나 유이리의 기준에서 연은 너무 어렸다.

인생은 투쟁의 연속이다. 그러나 아직 성인식을 치르지도 않은 어린아이가 뛰어들게 하지는 않았다. 싸움의

권리와 의무를 지닌 자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 수 있는 성인이다. 유이리도 마제린 대신전에서 열 살 때부터

무술을 배웠으나 실제로 창(槍)의 사용을 허락받은 것은 십오 세. 성인식을 치르면서부터였다. 무기의 사용은

생명을 지킬 수도 있지만 생명을 해할 수도 있는 것. 아직 스스로의 판단이 미약한 어린이에게 살생의 업(業)을

지우는 것을 마제린은 허락하지 않는다. 또한 유이리 역시 동생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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