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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왕의 검이 벼락같이 움직이자 상욱과 도왕의 사이에서 섬광이 일어나더니 상욱의 몸이 공중으로 반쯤

떠올랐다. 그와 동시에 도왕의 도의 칼머리(柄頭)가 상욱의 복부를 가격했다.

“쿨럭!”

내기를 담은 공격은 아니었지만 급작스런 반격에 방어할 틈을 찾지 못한 상욱은 동생과 같은 꼴이 되며 나가

떨어졌다. 그런 상욱과 상민에게 도왕의 호통이 이어졌다.

“눈속임 기술을 쓰지 말라고 내 그리 일렀건만 아직도 그 모양 그 꼴이더냐. 그러니 소중한 사람을 보호하지

못하는 것 아니냐. 내 이 기회에 네놈들의 정신상태를 바꿔놓으마.”

도왕은 무쇠로 만들어진 도집에 얌전히 들어가 있는 도를 들고 상욱과 상민을 타작했다. 요는 유이리가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한 응징이었던 것이며, 도를 배우라는 자신의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한 원망이다. 유이리의

부상은 기실 이들의 잘못이라고는 할 수 없었지만 도왕의 입장에서는 다 똑같았다. 물론 이후 독문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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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절한 응징이 들어가지만 그것은 후의 일이다.

게다가 독문이 물러난 것에 흥분을 한 아미제자로부터 절대 들어서는 안 될 이야기를 들은 도왕을 만류한다는

것은 허미란이 아닌 다음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아무리 멀쩡하다고는 하나 감히 자신의 외손주며느리에게 독을

먹인 독마선도 용서 못하지만 이를 만류하지 못한 상욱도 용서가 안 되었다. 물론 상욱이나 상민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따름이지만 변명할 여지가 없었다. 그나마 유이리가 스스로 상처를 치료하며 웃어 보임에 따라 허상죽의

기분이 풀려 반 시진 대련으로 처벌수위가 낮아졌지만 대신 그만큼 강도가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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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상죽의 도는 상욱의 온몸을 고기다지듯 두들겼다. 그러나 허리만큼은 건드리지 않았다. 상욱이 잘 다져진

고기가 된 뒤, 상민 역시 상욱의 뒤를 이었다. 돼지 멱따는 소리가 아미파의 연무장에 울려 퍼졌다.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대련을 가장한 구타를 지켜보는 곽명신의 얼굴에는 희비가 교차했다. 당세보가 이현진을 끌고

도주해버려 아무것도 모르던 곽명신도 남궁형제와 같은 처지에 처할 뻔 했으나 남궁빙아의 도움으로 위기에서

벗어났다. 파리하게 질린 곽명신의 앞을 가로막는 빙아의 모습에 허상죽은 말없이 뒤를 돌아 죽을상을 하고 있는

상욱형제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지금 눈앞에 벌어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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