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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전의 일을 생각만 해도 예진은 가슴이 벌렁거렸다. 그들의 눈은 모두 풀려 있었다. 이성을 상실한 눈.

다행이 정신들을 찾았기 망정이지 잘못된 쪽으로 폭발했다면 지금쯤 예진과 유이리는 살아있는 사람이 아니었으리라.

‘차라리 이대로 돌아가?’

어째 기분이 영 찜찜했다. 뭔가 불길한 기분. 지나가는 남자들의 시선이 모두 유이리에게 쏠려 있는 기분이 들었다.-기분이 아닌 현실이다.-

‘빌어먹을.’

예진 자신이 치장을 해주었지만, 얼굴은 보이지도 않았지만 너무도 아름다웠다. 어쩌자고 삼신할머니는 저런

외모를 내리셨는지. 만일 또 한번 면포를 걷었다가는 방금 전보다 더한 규모의 사태가 발생할 것이다.

돌아가고자 하는 기분이 넘실넘실 차올랐다. 예진의 이런 심적 갈등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이리는 시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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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경하기에 바빴다. 즐거운 표정의 유이리를 보자 귀가 쪽으로 몰려있던 머릿속 배심원들의 표가 빠르게 현상유지 쪽으로 이동했다.

‘우~~ 저렇게 즐거워하는데 돌아가야 하나? 그래. 설마 무슨 일이야 생기겠냐. 정 급하면 할아버지를 팔면

되지. 할아버지가 아시면 불쾌해 하시겠지만 화를 내시지는 않겠지.’

군부의 좌장군으로 있는 조춘수. 이미 환갑을 넘긴 그였지만, 그가 이끄는 기마대는 불패를 자랑하는 강병으로

수차례 오랑캐의 침입을 막아낸 현 군부의 실세이다. 이 낙양에서 조춘수 장군의 위명을 모르는 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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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자이다. 무림 내에서도 섬창(閃槍)이라는 명호를 강호 백대고수의 반열에 올려놓는 것을 주저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다만 무림인이 아닌 군부의 인물이기에 백대고수에 명호를 올리지 않고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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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진 동생. 힘든데 좀 쉬었다 갈까?”

“예?”

“응. 태양은 머리 위고, 배가 고프니 점심때잖아? 그러니 식사나 좀 하면서 쉬었다 가자고.”

아주 단순한 논리기는 했으나 그 말을 듣고 보니 확실히 허기가 느껴졌다. 예진은 주변을 둘러보았다.

‘에~~ 이곳에서 식사하기 적당한 곳이………’

“그럼 저쪽으로 가지요.”

한곳이 있었다. 할아버지와 자주 가던 곳. 담화정(憺華亭). 상당한 고급 식당에 음식도 맛있게 하기로 유명한

곳이다. 그리고 그곳 주인과는 안면이 있어 만일의 사태에서도 이런 저런 도움을 받는 것이 용의할 것이다.

대로를 따라 한참을 걸어가자 5층 건물이 나타났다. 예진은 유이리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섰다. 문을

열고 들어서자 고급 옷을 입은 점소이가 예의바르게 맞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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