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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 이곳의 지명을 묻는 것이오? 이곳 하남성을 모르다니. 세외출신이오? 그래도 그렇지 자신이 있는 곳의 지명을 모르다니.”
하남성. 생전 처음 듣는 지명이었다.
소녀는 깊은 고민에 빠져들었다. 다시 한번 해야 하는 고민. 이곳은 어디인가? 그런 소녀를 현실로 되돌려
놓은 것은 그녀의 등을 타고 넘는 오싹한 기운이었다. 마치 몸속에서 벌레가 기어가는 기분 나쁜 느낌.
그 느낌의 출처는 바로 앞에 있는 중년이었다.
음욕에 가득 찬 더러운 느낌. 디텍트 이블을 사용할 필요도 없었다.
“허허. 갈 곳이 없는 게요? 그럼 본 좌와 함께 가겠소? 내 이래 뵈도 한 방파의 호법을 맏고 있는 자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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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고개를 저었다. 저 남성을 따라가 봤자 나올 결론은 하나였다.
“권주를 마다하고, 벌주를 택하다니. 그럼 소저 잠시 실례를 하겠소.”
중년의 남성은 번개같이 치고들 어오며 검을 휘둘렀다. 소녀를 죽이기 위한 공격은 아니었으나, 충분히 위협적이고,
날카로운 공격이었다. 소녀는 손에 들고 있는 전투망치를 들어 검을 막았다.
‘깡. 까,깡.’
“실력이 제법이구려. 그러나 본 좌를 상대하기에는 내공이 너무나도 부족하오. 본 좌는 소저를 상처 입히고 싶지 않구려. 그러니 무기를 내려놓으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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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내는 사람 좋은 미소를 지었으나, 소녀에게는 기분 나쁨 그 자체였다. 분명 상대의 실력은 어마어마했다.
특히 검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로 빨랐다. 저 정도라면 일류기사급의 실력이다. 그러나 무기를 내려놓을 수는 없었다.
소녀는 전투망치 자루의 끝부분으로 손을 옮겼다. 자루를 힘껏 잡아당기자 ‘툭’ 하는 소리와 함께 망치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빠진 자루를 돌리자 내부에서 약 30cm정도의 날이 나와 단창(短槍)이 되었다.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던 사내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끝까지 벌주를 택하겠다. 그것도 좋겠지. 여자는 나름대로 튕겨야 제 맛이거든. 내 반드시 너를 취하고 말겠다.”
사내는 다시금 소녀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전쟁의 여신이신 마제린이여…… 지금 전투가 시작됨에…… 당신의 권능을 구합니다…… 저에게…… 강철과 같은
용기를, 적을…… 내칠 수 있는 힘을, 당신의 이름아래 싸우는 자에게 권능을 내려 주소서…… 블레스(BLESS).”
힘겹게 사내의 공격을 막아내며 외워나가던 주문이 완성되자 소녀의 주변을 빛이 감쌌고, 소녀는 사내의 공격에 점차 대응을 해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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