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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백령의 주 목적. 바로 주아리를 만나는 것. 그러나 그가 큰 착각을 한 것이 있으니 남경상단이 중원 삼대상단이라

하여도 주된 세력은 광동, 복건, 해남을 중심으로 하는 남부지역에 불과하다. 그곳에서 마저도 겨우 금화상단에

비해 점유율 면에서 앞서있다 뿐이지 그 지역을 제압하고 있다고 하기에도 조금 부족한 수준이었다. 현 단주인

엄일령의 장악력이 없었다면 그나마도 불가능하다는 평가아래서 이후 상단을 이을 엄백령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그런 엄백령은 주아리가 나서기에는 유감스럽게도 기준치에서 많이 부족했다.

거기에다 자신의 앞마당이라 할 수 있는 남부지역에서 조차도 엄백령의 평가는 좋지 않았다. 발정난 개차반,

남경상단의 오점, 남경의 건달왕 등 그를 평가하는 호칭으로도 그의 됨됨이를 미뤄 짐작할 수 있었다. 오죽하면

남경상단의 주변에는 미모의 처녀가 존재하질 않으며, 상단의 단주 엄일령은 숨겨놓은 며느리만으로도 하나의

상단을 이룬다는 말까지 돌 정도였다.

자신의 주제도 모른 채 담화정에만 들어서면 야월화 주아리가 맨발로 뛰어나올 것 이라는 착각 속에서 기세 좋게

담화정의 사층을 예약했으나 시켜놓은 음식을 다 먹도록 코배기도 보이질 않으니 열불이 터지기 직전이었다.

엄백령을 아는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야 지금 그가 보이는 인내심에 내심 감탄을 터트리고 있었다.

계속되는 인내심 시험에서 의외의 성적을 보이고 있는 엄백령은 애꿎은 술만을 축냈다. 엄백령의 주변에는 어느새 술병이

가득 쌓였다. 엄백령을 보좌하는 남경상단의 상주(商主)들은 그가 술을 마시는 것을 제지하지 않았다. 아니 내심

부추기고 있었다. 엄백령정도로는 야월화가 움직이지 않으리라는 것을 그들은 잘 알고 있었다. 다만 성질 더러운

소단주에게 대놓고 말할 수가 없었기에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술에 취해 정신을 잃으면 그때 조용히

숙소로 돌아가는 것이 나았다. 어째서 이런 애송이가 끼어들어 일을 힘들게 하는지, 정말이지 옥황상제가 진정 있다면

왜 내게 이런 시련을 주는지 한번 따져보고 싶었다.

탁탁탁

누군가가 서두르는 발걸음으로 계단을 뛰어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담화정의 경비는 천하에 알려진바 이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생각으로 검을 든 무사들은 긴장을 했다. 잠시 후 편한 인상의 노인이 뛰어올랐다. 편안한 인상에

펑퍼짐한 몸으로는 상상을 하질 못하겠지만, 한때는 무림삼독(武林三毒)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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