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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감이지만 산공분에 대한 해약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산공분은 독으로 분류가 되기는 하지만 직접적으로

대상자에게 해를 끼치는 종류는 아니니까요.”

당초류의 설명에 유이리는 고개를 저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정체를 알 수 없는 질병은 뭐란 말인가. 그나마

다행인 점은 전염성이 떨어진다는 점이지만 구울의 습격을 받고 먹히지 않은 자들은 상당히 높은 확률로 다시

구울이 되니 전염성이 그리 떨어지는 편은 아니라고도 볼 수 있다.

‘설마?’

유이리는 문득 당세보와 만나던 날 보았던 마을이 생각났다. 사기로 가득했던 마을. 그나마 자신의 눈에 띄어

정화를 했기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으면 십중팔구는 언데드가 만들어졌을지도 몰랐던 죽음의 마을. 유이리는 당세보를 불렀다.

“당 오라버니.”

밖에서 쓰러져 있는 구울의 사체를 살피던 당세보는 유이리의 부름에 옥사 안으로 들어왔다. 옥사로 들어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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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세보의 안색은 매우 밝았다. 자신의 예상대로 손쓸 수 없다던 환자들을 치료할 수 있었다. 유이리는 소매를 들어 이마에 묻은 땀을 닦아냈다.

“몇 가지 여쭐 것이 있습니다. 흑의 복면인들에게 습격을 당하셨을 당시 그 불타던 마을에 알 수 없는 전염병이 돌았다고 하지 않으셨습니까?”

“그래. 그래서 그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재를 모으러 다니던 도중 그 갈아먹……. 흠흠. 그놈들에게 암습을 당했지.”

“그때 환자들의 상세를 기억하고 계십니까?”

유이리의 말에 당세보는 잠시 고개를 갸웃하더니 자신이 진료했던 결과를 모두 털어 놓았다.

“기본적으로는 무기력 증이었다. 체내의 진기가 고갈되어 가며 몸이 점점 야위어 갔지 근육은 점점 풀어져

그 기능을 상실했고, 종래에는 살아있는 시체화가 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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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유이리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며 당세보가 한 말을 정리했다. 역시 기본적인 부분은 정기를 빼앗겨 언데드화가

되어가던 희생자들과 같았다. 그럼 여기에서 몇 가지 생각해야 할 부분이 생겼다.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의

의문. 이곳 사람들은 구울을 처음 보는 것 같았다. 처음에 곽명신도 야구자(野狗子)라는 특이한 이름의 괴물로

불렀다. 남궁상욱이 설명을 해준 야구자는 분명 구울과 달랐다. 시체와 뇌골을 빼먹는 점은 같으나 외형은

코볼트에 가깝다. 그리고 구울이 이지를 상실한 본능에 충실한 몬스터라면 야구자는 오히려 요괴에 가까운 존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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