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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세보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로 물었다. 당문세가는 건물자체가 내당과 외당으로 구분이 되어 있다. 내당은

혈족들이 기거하는 곳이고, 외당은 제자들이나 외지에서 온 손님들이 기거하는 곳이다. 내당에는 수많은 연구기

자제와 독들이 있기에 독에 어느 정도 내성이 있지 않은 외지인은 절대 들여놓을 수 없는 위험한(?) 곳이기도 했다.

그래서 당연히 유이리도 외당 별실에 있을 것으로 생각을 했다. 물론 남궁세가와 사천당가는 인척이라 불러도

좋을 정도로 긴밀한 사이여서 큰 문제는 없지만, 지금의 문제는 내당 중에서도 안채. 여인들이 기거하는 곳이라는 점이다. 당세보는 점점 불안해졌다.

“그야 당연히 화연이가 유소저를 대접하겠다고 함께 안으로 들어가지 않았느냐.”

“아~ 그렇군요……? 엑! 뭐라고요? 화연이와 함께 들어갔다고요?”

“그래. 그런데 ‘엑’ 이라니? 그게 뭔 소리냐?”

당황하여 허둥대는 당세보를 당명원은 똥마려운 강아지가 맴도는 것으로 치부하며 느긋하게 물었다.

그런 당명원이 세보는 어이가 없었다. 지금 사태를 알고도 저렇게 느긋한 건지.

“아버지. 화연이가 누구를 좋아 했는지 아세요?”

“그야 상욱공자 아니냐. 하하. 8살 때부터 상욱공자와 결혼하겠다고 8년만 참으라고 했으니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 꽤 조숙했지. 하하하.”

“그런 화연이에게 유소저는 어떤 존재일까요?”

“하하하. 이런 이런 화연이에게 막강한 연적이 생겨버렸구나. 하하하하.”

아직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했는지 당명원은 세보의 물음에 답하며 호탕하게 웃는 여유까지 보였다.

당세보는 어이가 없어 고개를 저었다.

“그럼 그런 연적을 눈앞에 두고 화연이가 어떻게 할까요?”

“하하하. 그렇게 되는 구나. 그 녀석 성격에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테고. 독이든 차라도 대접을 하려……..나? 엑!”

당명원은 그제야 사태의 심각함을 알아챘다. 당화연. 귀여운 그 외모에서는 상상하지 못할 정도의 장난끼와

심술을 보유한 천하의 악동이다. 자신이 노린 것은 절대 놓치지 않는 끈기와 근성을 가지고 있는 이 악동의

정체를 알고 있는 것은 당가내에서도 단 두 명 당명원과 당세보뿐이다. 어려서 모친을 잃은 소녀에게 당문세가의

혈족은 지극한 정성을 다했고, 그 결과 좋게 말해서 밝고 건강하게, 나쁘게 말해서 버르장머리 쌈싸먹은 성격으로

자랐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당명원과 당세보를 제외한 사람들에게는 본래의 성격을 결코 드러내지 않는다는 점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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