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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알았다. 알았어.”

유이리는 자신의 품에 안긴 연의 등을 가볍게 토닥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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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이 열리며 화연이 거대한 쟁반에 다기용구를 담고 뒤뚱대며 힘겹게 들어왔다. 방안에서 유일하다고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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쟁반을 올린 화연은 능숙한 솜씨로 찻잔에 잘 말린 갈은 백색의 찻잎을 넣고 뜨겁게 끓은 물을 부었다. 뜨거운 물에

휘말린 찻잎은 뜨겁게 달아오른 물에 자신의 향기를 씌우며 연황금색으로 물들었다. 순백의 물은 금새 한잔의 차(茶)가 되었다.

“드시와요. 운남에서 따 말린 백모단이어요. 자고로 차(茶)라고 하면 심신을 안정시켜 피로를 회복시켜주고, 특히

우리 같은 여인들에게는 피부를 탄력적이고 아름답게 하는 성분이 있사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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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안은 금새 진하지도 그렇지만 자신의 향을 잃지도 않는 은은한 차향으로 둘러싸였다. 약재향과 차향으로 차올랐다.

이질적이면서도 동질적인 향내음은 이내 서로 조화를 이루며 하나이면서도 각각의 존재감을 잃지 않고 함께 자리했다.

연은 불안감이 느껴졌다. 왠지 모를 불안감. 그리 오래되지 않은 경험이지만 이런 불안감 뒤에는 반드시 어떤 문제가

있었다. 다만 그 불안감이 직접적으로 자신을 향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게 더 문제였다. 자신에게 불안감의

원인이 향하고 있다면 문제가 안되었으나 그 불안한 존재는 유이리를 향하고 있다.

‘설마?’

유이리는 천천히 자신의 앞에 놓인 찻잔을 들어 입으로 향했다. 그런 유이리를 바라보던 당화연의 얼굴에 기묘한 미소가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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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군. 다행이야.”

“아버지. 아직 일이 해결된 거는 아니에요.”

닮은꼴의 당씨 부자는 어께를 나란히 하며 복도를 걸었다. 처음 방문을 나설 때에 비해 당명원의 얼굴은 밝아졌다.

도저히 대책이 서지 않는 일이었다. 어쩌면 이대로 세가가 운명을 달리할 수도 있는 일이었다. 최소한 현 위치에

다시 세가가 자리 잡기 위해서 십년이상의 세월을 흘려보내야 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자식 놈이 한 이야기가

사실이라면 그런 일이 일어날 확률을 반으로 줄여준다. 그리고 설사 아니어도 연구재료를 얻은 이상 더 이상 그 이상은 당문세가의 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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