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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궁상욱의 말에 장한돈은 눈앞이 아찔했다. 남궁상욱의 선언대로 남궁세가가 하고자 한다면 이를 막을 수 있는
존재는 천하에 단 둘이다. 무림맹과 관군. 그러나 관군과 무림은 서로 상호 불가침적인 존재이고, 무림맹 역시
명확한 증거가 있다면 해남파의 손을 들어줄 리가 만무했다. 오히려 남궁세가의 편에 붙어 해남파를 공격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다.
‘명확한 증거?’
장한돈은 의외의 생각이 머리를 스치고 지나갔다. 명확한 증거가 없다. 이것은 멀리서 본 것이다. 저 여인이
남궁상욱의 여자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다. 증거가 없는 이상 남궁상욱의 말은 그저 단순한 헛소리에 불과하다
. 그 누가 저 여인이 남궁상욱의 약혼녀라고 증언해 줄 수 있을 것인가. 남궁상욱이 저곳까지 올라가거나
, 저 여인이 이곳까지 내려오기 전까지는 우기면 그만인 것이다. 단지 비슷한 사람일 뿐이다 라고. 장한돈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허허! 그게 무슨 소리요. 저 여인이 유매라니? 난 알 수 없는 소리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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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돈의 뻔뻔한 대답에 남궁상욱은 더욱 분노했다.
“그럼 길을 비켜라. 저 여인은 유매가 분명하니 내 친히 데리러 가야겠다.”
“허허! 그럴 수는 없소. 이곳을 지나가고 싶다면 저 여인이 댁의 유매라는 증거를 대시오.”
“이잇!!”
당당한 장한돈의 어거지성 주장에 남궁상욱의 분노는 더욱 커져갔다. 남궁상욱의 주변으로 빠르게 기류가
합축외어갔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장한돈은 긴장했다. 그러나 남궁상욱은 지붕만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남궁상욱의 얼굴에 갑자기 핏기가 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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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이리의 입가에 가벼운 미소가 걸렸다. 과연 교전이 멎었다. 그러나 이곳의 경비무사들과 남궁상욱이 이끄는
무사들은 여전히 대치를 계속했다. 이제 내려가는 일만이 남았으나 자신에게 다가오는 경비무사들은 고이
보내줄 것 같지 않았다. 대로가 막혀 있다면 지름길로 가는 수밖에. 유이리는 다시 정신을 집중했다.
“전능하신 마제린이여. 당신의 딸이 청합니다. 당신의 권능으로 제가 할 수 없는 일을 도울 조력자를 보내시어……..”
유이리가 신성력을 발휘하기 위해 기도를 하자 빈틈을 발견한 경비무사들이 달려들었다. 그러자 유이리는 뒤로
힘차게 뛰어 올랐다. 경비무사들은 경악했다. 설마 뛰어내릴 줄은 몰랐다. 그들의 눈앞에는 무너져 내리는 남경상단의 모습이 떠올랐다.
“…….당신의 딸이 하고자 하는 일을 돕게 하소서. 대기의 하인(Aerial Serv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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