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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이후 조부에게 유이리가 남궁상욱이 데려온 약혼녀라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둘의 모습을 연인의

모습이라 보기에는 무리가 따랐다. 자신이야 그러려니 할 수도 있겠지만 남궁상욱을 모르는 타인이 본다면 절대

그런 추론을 할 수 없었다. 뭐랄까 보고 있는 사람이 분통이 터진다고나 할까? 정확히는 우유부단하게 우물쭈물

거리며 당당히 나서지 못하는 남궁상욱에게 화가 났다. 이런 상태라면 다른 누가 채어 갈지도 모르는 일이다.

용의자들이야 여럿이 있을 수 있겠지만 화산파의 매화검수(梅花劍樹) 화산검룡(華山劍龍) 이현진이 가장 신경

쓰이는 상대 중 하나였다. 결혼식이 끝난지 언제인데 아직도 돌아가지 않고, 무림맹 낙양 분타에 머물며 하루가 멀다

하고 찾아오고 있다. 명분이야 남궁상욱과의 교류와 무공에 대한 토론에 있었지만 그의 시선이 머무는 곳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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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유이리가 있었다. 정말이지 마음에 안 들었다.

‘절대 안 되지. 암! 이소협이 뛰어난 후기지수중 일인임에는 분명하지만, 언니의 짝은 누가 뭐래도 상욱오라버니야. 암 그렇고 말고.’

“저기 예진 동생.”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불타오르고 있는 예진을 유이리가 현재의 세계로 돌려놓았다.

“그러니까 계속 구경을 다니고 싶다면 이 면포를 계속 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지?”

“물론이죠.”

예진은 힘차게 고개를 끄덕였다.

“호위무사들을 준비한다고 했는데 그걸 거절한 것은 언니에요. 그렇다면 쓸 때 없는 충돌을 피하기 위해서는 이정도 라도 해야 한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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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기 전. 유이리는 준비해 있는 호위무사들의 경호를 정중히 거절했다. 그저 거리 구경을 다니는 것에 여러

사람을 번거롭게 하고 싶지 않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그래서 내놓은 대안이 바로 얼굴을 면포로 가리는 것. 완전히

얼굴을 가리지는 못해도, 적어도 쓸 때 없는 날파리들이 끼어드는 것을 나름대로는 막아줄 것이다. 호위무사들이

동행했다 해도 면포로 얼굴을 가렸을 것 이지만. 물론 지금도 호위무사들이 경호를 하고는 있다. 다만 유이리가 모를 뿐이다.

자신이야 어떻게든 자신의 몸은 보호를 할 수 있다고는 해도 유이리는 달랐다. 잘해야 삼류 무사정도나 이길 수 있을

정도의 실력. 이런 곳에서 자신이 모르는 무림고수와 시비가 붙을 가능성은 매우 낮지만 그래도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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