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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 언니. 전 한번도 그 지역을 벗어나 본적이 없었거든요. 그리고 가가가 준 지도를 보아도 비슷한 지명을

찾을 수 없었고요. 이곳과 서로 부르는 지명이 다른가봐요.”

남궁상욱이 보여주었던 지도는 조잡하기 그지없었다. 독도법은 휴렌과 비슷해 보였지만 그 수준은 상당히

떨어져 보였다. 물론 이곳에도 정밀한 지도는 있지만 그것은 국가에서만 사용했다. 일반인들은 정밀지도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하였다.

“그럼 그 신비내력은 타인에게는 전수가 불가능 한거야?”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자질이 있는 아이를 어려서부터 교육시켜야 해요.”

“흠. 그렇기도 하겠다. 그럼 내가 나중에 부탁 좀 한 가지 해도 될까?”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요.”

유이리는 아리에게 호감이 갔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여인답지 않게 밝고 명랑했다. 그리고 강했다. 강하다는

의미는 남을 이기는 자가 아니다. 자신을 이기는 자,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과 싸워 이긴 자야말로 그 누구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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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한 자였다. 그런 의미에서 볼 때 유이리가 보는 주아리는 누구보다 강했다.

“걱정 마. 소문 그대로라면 동생에게 있어 식은죽 먹기보다 쉬울 테니까.”

“크게 걱정하지 않아요. 언니라면 동생에게 무리한 부탁은 하지 않으리라는 것을 아니까요.”

“호호호. 얘좀봐. 호호호.”

여인들의 수다가 이어지는 동안 여러 시비들이 음식을 내오기 시작했다. 남전환자(南殿丸子), 장주환자

(藏主丸子), 대소송고(袋燒松膏), 연화탕(蓮花湯), 수교자(水餃子)……. 끝도 없이 나왔다. 끝없이

이어지는 요리의 행렬에 유이리는 질려 버렸다.

“언니, 이걸 다 먹어요?”

“설마~~. 이걸 다 먹으면 돼지가 언니하자고 따라붙게? 동생이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몰라

그냥 이곳에서 할 수 있는 모든 음식을 시킨 거야. 걱정하지 말고 좋아하는 것만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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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남은 음식은요? 버리는 것은 아니겠죠?”

“안 버려. 남은 음식은 쓰이는 곳이 따로 있단다.”

“에?”

“아리 언니는 남은 음식을 모아 근처에 있는 거지들과 고아원에 가져다준답니다.”

예진이 쑥스러워하는 아리를 대신해서 대답했다.

“뭐 오늘이야 그들도 동생 덕에 포식하는 거지.”

“다행이네요. 그럼 이것하고 저것 빼고는 물러주세요.”

유이리는 예진의 말에 안도를 하며 물만두 한 접시와 잡채요리 하나를 빼내었다. 그런 유이리를

아리는 섭섭한 표정으로 울먹이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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