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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새아기가 고생이 많구나.”

도왕은 언제 살기를 뿜었냐는 듯 만면에 미소를 띄었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유이리와 청의공자 사이로

끼어들어 둘 사이의 벽이 되었다.

“그건 그렇고 자네. 자주 보는 듯하구먼.”

유이리를 볼 때는 인자한 할아버지였던 도왕 허상죽이었지만 뒤로 돌아서자 나찰(羅刹)이 되었다. 청의공자는

뒤로 물러나려 했다. 그러나 도왕의 살기가 다시 몸을 옭아매어 움직일 수 없었다. 청의공자를 위아해로 훑어보던

도왕의 시선이 청의공자의 허리에서 멈췄다. 화려하게 장식된 검이 우아하게 매달려 있다. 도왕의 입 꼬리가 하늘을 향했다.

“호오. 상당히 좋아 보이는 검이군. 좋아 내 기분이다. 한수 가르쳐 주지.”

“아니……. 저…….”

“껄껄껄! 사양하지 말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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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왕은 나찰의 얼굴로 호탕하게 웃으며 청의공자의 목덜미를 쥐고 연무장으로 향했다. 청의공자는 본능적으로 사양을

하려 했지만 자신의 뜻대로 될 일이 아니었다. 어느덧 청의공자주변에는 유이리 때문에 일을 그르친 저승사자(死神)들이

새로운 실적을 위해 맴돌았다. 청의공자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주변에서 떠돌던 젊은 무인들 모두 청의공자의 주변

맴도는 저승사자를 볼 수 있었다. 유이리의 주변을 맴돌던 젊은 무인들은 자신의 신중함을 자찬하면서 청의공자가

최소한 반죽음 이상을 당하길 기원했다. 어디 감히 선녀(仙女)의 손을 함부로 잡는단 말인가.

잠시 후 다시 한번 연무장에서 돼지 멱따는 소리가 진동했고, 유이리의 주변에 서있던 젊은 무림인들은 ‘좋았어(好=Ni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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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외쳤다. 이후 청색의 누더기를 걸친 괴물체가 비틀거리며 아미산을 굴러가듯 하산을 했다고 하나 그 누구의 관심도 끌지 못했다.

하나의 본보기가 생긴 뒤, 연과 빙아는 유이리의 곁에서 떨어지려 하지 않았고, 허튼 수작을 부리는 녀석이 있다면

사생결단을 내겠다는 듯 주변에 대한 경계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덕에 주변에 있는 젊은 무림인들은 입맛만 다시며

주변을 맴돌 뿐이었다. 아무리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 해도 도왕을 외할아버지라 부르고, 독왕과 친분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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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물론 넘어온다는 보장만 있다면 한번쯤 목숨을 걸어볼만 하지만, 빙옥소검왕 남궁상욱의

약혼녀라는 소문마저 돌고난 다음에는 그저 바라만 보는 것만으로 만족을 해야 했다. 목숨을 건 도전을 하기에는 승률이 너무도 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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