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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면 상당히 건방진 일이라 할 수도 있지만 하동문은 괘념치 않았다. 남궁상욱은 그의 흔들리지 않는
당당한 눈빛에서 어느 정도 사태를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짐작과 확신은 다른 법. 하동문에게 포권을 쥐어
예를 표한 뒤 서둘러 조예진에게 향했다. 그런 남궁상욱을 바라보며 고청천은 하동문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다가갔다. 하동문정도의 무인이라면 무림맹에서도 귀한 손님 축에 들었다. 하동문은 고청천이 다가오자 먼저 포권을 쥐며 예를 취했다.
“하동문이오.”
상당히 짧은 건방진 말이지만 고청천은 크게 상관하지 않았다. 먼저 인사를 했다는 것은 고청천을 윗사람으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게다가 상대는 말이 짧기로 유명한 중주일검이 아닌가.
“반갑구려. 내 부족하나마 현 무림맹의 맹주로 있는 고청천이라 하오. 그런데 무슨 일인지 내 알 수 있겠소?”
“습격 받은 소저를 구해주었더니 이곳에서 남궁상욱에게 도움을 처해야 한다 하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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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말수는 적었지만 주변 상황을 보니 대충 짐작이 갔다.
“커억!”
갑자기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고청천은 급히 뒤를 돌아보았다. 그곳에는 한쪽 팔이 없는 복면인이 남궁상욱의
우각(右脚)에 턱을 적중당해 뒤로 쓰러지고 있었다. 그 옆에는 당세보가 남궁상욱을 말릴 생각도 하지 않은 채 지켜 보고 있다.
“꿇어 앉혀라.”
남궁상욱의 냉랭한 모습에 정문을 지키던 호위무사들이 그자를 끌어다 남궁상욱의 앞에 무릎을 꿇렸다.
어느새 주변에는 무림맹 관계자들이 나와 일반인의 움직임을 통제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 묻겠다. 유매는 누가 어디로 끌고 갔나?”
복면의 사내는 아무런 말도 없이 꿋꿋이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동료와 고용주를 밀고할 수 없다는 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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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이기도 했지만, 이곳이 정파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무림맹의 정문이라는 점과 보고 있는 눈이 많다는
점 때문에 비록 자신이 수상한 자이기는 하나 함부로 대하지 않으리라는 생각도 있었다. 그러나 이는 순전히
착각이었다. 아무런 대답 없이 고개를 숙이고 있는 복면인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남궁상욱이 오른 다리를
들어 복면인의 무릎을 짓밟았다.
“끄억!!!!”
천근추(千斤墜)가 시전된 남궁상욱의 오른다리는 무릎을 꿇고 있는 복면인의 왼쪽 무릎을 짓이겨 놨다.
복면인은 고통에 몸부림을 쳤으나 남궁상욱의 표정은 일말의 변화도 없었다. 오히려 주변사람들이
잔인한 장면에 눈살을 찌푸렸다. 일부 여성무사들은 남궁상욱의 의외의 모습에 신기해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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